농촌과 도시의 농산물 직거래 장터
생산자의 생산품이 소비자 또는 최종수요자에 이르기까지 거치게 되는, 도·소매업자 등 인적 매개에 바탕하여 이루어지는 과정. 현대사회에서 상품은 생산 → 유통 → 소비의 3단계 과정을 거치면서 순환되고, 유통과정을 거쳐서 생산자로부터 소비자에게 전달되어 소비된다 이 때 유통과정에서 인적 매개가 이루어지는 것은 그것이 생산자 → 소비자 직거래보다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사회경제 전체적 관점에서 파악하면 유통경로는 유통기구이고, 개별 생산자가 유통경로에 어떤 통제를 가할 경우에는 판매경로라고 한다.
형태
상품의 특성, 업계의 상관습(商慣習), 생산자 및 유통업자의 정책규모·유통거리 등에 의해서 다양한 형태를 가진다. 〔그림〕은 전형적인 상품의 유통경로이다. 위에는 공급자로서의 생산자·수입업자가 있고, 밑에는 소비자로서 개인소비자·산업용 사용자·수출이 있다. 상품은 이 사이를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며, 그 과정에서 2∼3단계의 도매업자·소매업자의 손을 거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는 유통업자가 전문기술을 구사하여 많은 생산자의 상품을 집약적으로 다룸으로써 거래와 유통의 비용을 절감하고 상품의 판매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산자가 직접 판매하기보다 비용이 적게 들고 효율적인 유통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유통업자에는 직접 소비자에 대한 판매를 담당하는 소매업자, 생산자와 소매업자 사이를 중개하는 도매업자가 있다. 또 도매업자에는 2∼3단계의 그룹이 있고 각각 분업관계를 유지한다. 생산자에게 직접 대응하는 원도매업자, 소매업자에게 판매하는 최종도매업자가 있고, 또 이들 사이에 중간도매업자가 있는 경우도 있다. 이것을 기능면에서 본다면 원도매업자는 생산자들로부터 상품을 집약하는 상품구비의 기능을, 중간도매업자는 그것을 최종도매업자에 중개하는 기능을, 최종도매업자는 소매업자에게 분산, 배포하는 기능을 가진다. 개인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일상 소비재인 경우에는 원도매업자가 대도시에, 중간도매업자는 도청소재지와 같은 각 지방의 핵심도시에, 최종 도매업자는 중소도시에 분포한다. 그래서 상품 유통은 유통업자 사이의 분업관계 속을 종적으로 흐를 뿐만 아니라 대도시에서 중소도시로, 다시 읍·면으로 널리 분산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상품이 반드시 이런 경로를 거친다고는 할 수 없다. 통신판매처럼 생산자에서 직접 소비자에게 전달되며, 각 단계의 도매업자가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또 공장용 원자재와 기계설비 등 소비자인 산업 사용자는 사용량과 거래액이 크기 때문에 각 단계의 도매업자로부터 직접 구입하는 경우가 많으며, 생산자로부터 직접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 청과물과 같이 신선도가 중요시되는 식품은 생산자인 농가의 수가 많고 소비자 또한 다수이기 때문에 유통경로가 특수하다. 청과물은 농업협동조합 또는 생산지 집하장에 모아졌다가 소비지인 중앙시장이나 지방시장에 보내지며, 시장의 도매업자·중개인의 손을 거쳐서 소매점으로 가게 된다.
유통합리화
복잡한 유통경로를 간소화하고 유통효율을 향상시키며 유통경비의 절감을 목적으로 하는 유통합리화의 노력은 오랫동안 계속되어 왔다. 현재의 유통경로 변화의 중요 특징은 다음 3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는 유통시스템화가 유통경로에 끼친 영향이다. 유통경로가 같은 생산자와 도·소매업자라는 분업관계를 무너뜨리고 수직적으로 통합시키려는 움직임이다. 이 경우 유통경로상의 어떤 단계에 속하는 특정 기업이 유통경로 전체의 컨덕터가 되고 각 단계의 기업들을 구성원으로 하는 하나의 수직적 유통시스템을 구성한다는 형식을 취한다. 이것은 시스템컨덕터로서의 개별기업 입장에서 자기 상품의 유통경로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파악하여 필요한 경비와 효과를 합리화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생산자인 대기업이 컨덕터가 되지만, 대규모 도매업자 또는 대형 소매점이 컨덕터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되면 종래의 다단계적 도매업 기능이 간소화되기도 한다. 둘째는 유통경로에 수반되는 상품이동경로의 시스템화이다. 상품의 수발주(受發注)·포장·보관·분배·발송 등 물적 유통을 컴퓨터 또는 온라인을 이용한 물적 유통정보시스템으로 통제하여 신속·정확하고 효율적인 종합물류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상품의 소유권 이동으로서의 유통경로와 상품의 물리적 이동으로서의 물류경로가 분리되고, 다단계적 유통경로에서 단순하고 효율적인 물류시스템이 작용한다. 셋째는 직접판매 또는 무점포판매라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새로운 유통경로의 출현이다. 농협과 수협, 대도시의 대형 소매점 등이 각각 지역적 특징이 있는 청과물과 어패류 등을 비롯한 많은 특산물을 구입한 다음 카탈로그를 이용하여서 직접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경우가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