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가경에 이런 말이
대혜야, 만일 망법이 뒤바뀜과 뒤바뀌지 않음을 분별하면 저 것은 곧 두 가지 종성을 이루나니라. 첫째는 성인의 종성(種性)이요 둘 째는 범부의 종성(種性)이니라.
여기에 네 가지 의문이 있습니다.
1. 망법과 망법 아님을 무엇으로 구분합니까
법을 살필줄 아는 법안法眼을 갖추어야 망법과 망법아님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오직 지혜를 갖추어야만 정확한 분별이 가능한 것입니다.
2. 망법이 뒤바뀌면 어떤 법이 됨니까
망법이 뒤바뀐다는 말은 번뇌를 뒤집어 보리를 이룬다는 말이니. 병이 낳으면 몸이 건강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망법이라는 것이 따로 있고 반야지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 한번 어리석으면 번뇌 망상이 반야지혜를 가리게 되는 것입니다.
3. 성인의 종자는 어떤 종자 종성(근본성품) 입니까
성인의 종성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지혜가 현현하여 어리석음을 여읜 그 마음 상태를 성인의 종성이라 합니다.
종성이란 근본성품을 말하는 것으로 다른 말로 마음 또는 불성이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그 의미가 약간의 차이가 있으니 근본 마음이 거울이라면, 성품은 거울에서 나오는 빛과 같은 것입니다. 성품이란 흔희 '좋은 성품, 좋은 인격을 갖췄다', 라고 표현하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하시되 마음이라는 것이 가진 고유한 잠재능력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4. 범부의 종자는 어떤 종자 종성(근본성품)입니까
이또한 범부의 종성이 따로있어서 범부가 되는 것이 아니라, 마음 한번 어리석게 사용하면 그대로 범부가 되는 것입니다. 범부의 성품과 성인의 성품이 본래 둘이 아닌 것으로, 망념되 마음을 일으켜 객진번뇌가 청정한 자성을 가리게 되면 범부의 성품으로 나타나게 되는 것이고 객진번뇌가 사라져 공한 성품의 자리에 돌아오면 바로 성인의 성품이 나타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