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래시침이라는 농사 풍습에 대해서 알려주세요
써레시침이라는 말은 농기구인 써레를 더 이상 쓸 일이 없기 때문에 써레를 씻어둔다는 것에서 나온 말입니다.
써레는 축력의 힘을 이용하여 갈아 놓은 논이나 밭의 흙덩이를 부수거나 바닥을 판판하게 고르는 데 하는데 사용하는 농기구로 <농사직설>에는 목작(木斫)으로 표기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조선 중기 이후에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써레의 형태는 긴 토막나무에 둥글고 끝이 뾰족한 이빨 6-10개를 빗살처럼 나란히 박고, 위에는 손잡이를 가로대었으며 토막나무에 대각을 이루도록 긴 나무를 박고 여기에 봇줄을 매어 소의 멍에에 잡아매었는데 일부지역에서는 봇줄을 매지 않고 양 나루채 자체가 소의 멍에까지 이르도록 길게 만든 것을 쓰기도 합니다.
써래의 몸체는 보통 소나무로 만들며 써렛발은 참나무나 박달나무같이 단단한 나무를 깎아 쓰지만, 한두 해가 지나면 갈아주어야 합니다.
일부지역에서는 논에서 쓰는 것을 '무논써레', 밭에서 쓰는 것을 '마른써레'라고 하여 두 가지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마른써레는 써렛발이 하늘을 향하도록 뒤집어 놓고 이 위에 아이들이 올라타고 소가 끌도록 하는데 이렇게 하면 덩어리진 밭의 흙이 깨뜨려지는 것입니다. 또한 못자리를 판판하게 고르는 번지를 따로 쓰지 않는 곳에서는 써레의 발과 발 사이에 새끼줄을 감고 이것을 논바닥 위로 끌어서 판판하게 고릅니다.
한편 공이써레는 전라남도 고흥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옹이진 참나무 자연목 6, 7개를 밑으로 하여 바닥을 만들기도 하고, 옹이가 없으면 따로 발을 만들어 끼워 이것을 소가 끌게 하면서 장정이나 어린아이가 타거나 큰 돌을 얹는 써레를 말합니다.
써레의 무게는 보통 10㎏ 내외이며 소와 남자 한 명이 하루에 논 2,000여 평을 다룰 수 있습니다.
써레시침은 이 써레질이 끝나면 논농사의 중요한 고비 하나를 넘긴 셈이므로 음식과 술을 장만하여 풍물을 치면서 하루를 즐기는 풍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