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나물 의 학명
고수나물 : 코리앤더(coriander)
학명 : Coriandrum sativum
영명 : Coriander, Chinese parsley, cilantro
산스크리트 : Dhanyaka
국명 : 호유, 고수, 고소, 빈대풀
어떤 음식 애호가들은 말하길 사람들을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코리앤더를 좋아하는 사람과 코리앤더를 싫어하는 사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코리앤더 잎에서 나는 독특한 향은 비누 냄새, 빈대 냄새 또는 고무 탄 내에 비유되기도 하는데 입에도 못 대는 사람이 있는 반면, 그 향에 익숙해지면 광적인 애호가가 되기도 한다. 코리앤더라는 이름은 빈대를 뜻하는 그리스어 ‘koris’ 에서 연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고수’ 또는 ‘고소’라고도 불리며, 잎에서 빈대 냄새가 난다고 ‘빈대풀’이라고도 불린다. 중국 이름인 ‘향채(상차이)’, 태국 이름인 ‘팍치’ 역시 같은 식물을 일컫는 말이며, 코리앤더의 잎과 줄기 부위만을 ‘실란트로(cilantro)’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코리앤더(coriander)는 당근이나 파슬리와 마찬가지로 산형과(umbelliferae)의 일년생 풀로서 높이 30-60cm이고 곧게 자라며 줄기는 가늘고 속이 비어있으며 가지가 갈라진다. 아래쪽에 있는 잎은 깃꼴로 2-3회 갈라지며 넓지만 위로 올라가면서 잎이 좁고 길어진다. 6-7월이 되면 가지 끝에 꽃이 3-6개의 작은 우산 모양으로 모여 피는데, 각 우산 모양마다 10개 정도의 섬세하고 예쁜 흰 꽃으로 이루어져 있다. 꽃잎과 수술은 각기 5개이며, 씨방은 꽃받침 아래 위치한다. 열매는 4-5mm 크기로 둥글고 10개의 뚜렷한 능선이 있으며, 익기 전에는 녹색으로 역한 냄새가 나지만 여문 후에는 황갈색을 띠고 달콤한 향기가 난다.
코리앤더는 지중해 동부연안이 원산으로 이집트의 무덤에서도 발견된다. 성경 출애굽기에서는 ‘만나’가 “깟씨같이 희”고 작고 둥글다고 묘사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깟씨는 코리앤더의 씨앗을 가리킨다. 중동 지역에 자생하고 있으며 아랍 음식에서 향신료로 많이 사용된다. 이집트, 인도, 중국 등지에서는 오래 전부터 재배되어 왔는데, 로마인들에 의해 유럽으로 전해졌으며, 스페인 정복자들에 의해 멕시코와 페루로 전해졌다. 유럽인들은 코리앤더를 별로 즐기지 않았던 것 같으나, 인도, 중국, 동남 아시아 등지에서는 음식에 널리 사용되며 카레의 풍미를 내는데 빼놓을 수 없는 재료가 되고 있다. 또한 스패니쉬 살사나 멕시칸 살사의 중요한 재료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으나, 성질이 차서 몸의 열을 내리게 하므로 스님들의 수양에 도움이 된다 하여 예로부터 절에서 많이 재배되며, 고수쌈, 고수나물, 고수김치 등 사찰음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줄기나 잎뿐 아니라 뿌리, 꽃까지 전체를 식용으로 사용하며, 익혀먹는 것보다 생으로 먹어야 제 맛을 알 수 있는데 끓인 음식에 넣을 때는 마지막에 넣어 살짝 익힌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호유자, 향유자라 하여 건위제, 고혈압, 거담제로 쓴다. 위액 분비를 도와 소화기능을 향상시키며, 생즙을 내서 먹으면 신경쇠약, 신장결석, 당뇨 치료에 효과가 있다. 소화를 돕고, 장내 가스를 배출시키며, 정신 집중에도 도움이 되므로 수험생을 위한 음식으로 꼽힌다. 아유르베다에서는 피타나 바타 체질에는 생강, 코리앤더, 카르다몸, 심황과 같이 더운 것을 차게 하는 향신료를 권하고 있다.
씨앗을 증기추출법으로 처리하면 0.75-1.25% 가량의 에센셜 오일을 얻는데, 주요성분은 디-리날롤(d-linalol=coriandrol)으로 70-90%를 차지하며 그 외 알파-피넨(alpha-pinine), 테르피넨(terpinene), 리모넨(limonene), 피-시멘(p-cimene)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색 혹은 연 노란빛을 띠며 매운 나무냄새와 약간의 사향이 섞인 듯한 향으로, 불안감, 피로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있다.
코리앤더는 비교적 재배하기 쉬운 수종으로 토양을 별로 가리지 않으나, 볕이 잘 들고 배수가 잘 되는 사질 토양을 가장 좋아한다. 화분에서도 재배가 가능하며, 봄에 씨를 뿌리는데 성장이 빠르므로 2-3주 간격으로 계속 씨를 뿌리면 여름 내내 수확할 수 있다. 부드럽고 어린 잎이 가장 맛이 좋고 잎이 쇨수록 향이 강하고 역겨워진다. 잎을 보관할 때는 말리지 말고 그대로 얼렸다가 사용한다. 씨앗은 갈색으로 여물면 수확하여 말려서 병에 밀봉하여 보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