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 나무도 사춘기를 겪는다?
"나무도 사람처럼 스트레스를 받고 충치를 앓으며 사춘기를 겪는다." 경기도 농업기술원이 과일나무의 생태를 인체에 비교한 책 '재미있는 40가지 과일나무 이야기'를 펴냈다.
전남대 농대 김월수 교수가 쓴 농민교재용 책자를 농업기술원이 과수를 처음 재배하는 농민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발췌한 것이다. 내용을 보면 나무에서 나타나는 각종 질병이나 스트레스 등은 인간이 경험하는 것과 똑같다. 과일나무는 심은지 6∼8년이 되면 사춘기가 온다. 청소년들이 이유없이 짜증을 내고 반항하는 것처럼 과일나무도 갑자기 가지를 퍼뜨리고 결실이 불량해지는 등 통제불능 상태가 된다.
어릴때는 나무간 가지간격이 충분히 넓어 균형있게 자라지만 클수록 이웃간 간격이 좁아지고 뿌리의 세력이 커져 가지의 성장이 장애를 일으키고 균형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이럴 땐 비료를 적게 주고 뿌리를 적당히 잘라준다. 그래도 반항이 그치지 않으면 뿌리 쪽 영양분이 가지 쪽으로 올라가지 못하게 껍질을 벗겨주고 간벌해야 한다.
스트레스도 받는다. 물이 부족할 때 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 때는 잎과 과실간 치열한 '물싸움'을 벌인다. 물싸움에서 과실은 백전백패, 충분히 크지 못하고 당도도 떨어지며 착색 또한 불량해진다.
나무도 충치를 앓는다. 인간의 이빨에 해당하는 것은 뿌리다. 배수가 제대로 안돼 뿌리가 썩을 경우 사람이 이빨이 썩어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나무도 시들 시들해진다. 인간에게 혈압이 있는 것처럼 나무엔 액압이 있다. 낮에는 탄소동화작용으로 저혈압이 되고 밤엔 이것이 멈추면서 흡수된 수분과 양분이 내부에 머무르면서 고혈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