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에도 핏줄이 있나요?
생선을 만들 때는 먼저 생선 몸에 물을 끼얹고 비늘을 거스린다. 이 때 주의할 것은 여름철에는 될 수 있는 대로 물에 오래 담그지 않아야 한다. 여름에는 바다 고기가 물에서 빨리 상하기 때문이다. 또 볕에서 만들지 않아야 한다.
비늘을 거스리면서 머리까지 잘 거스리고 나면 비늘을 씻어 내린다. 그런 뒤에 도마 위를 깨끗이 하고 생선의 배를 가른다. 내장을 끄집어 내고 내장 뒤에 있는 생선의 핏줄기에 칼집을 넣어 피를 잘 긁어 낸다. 죽은 피가 들어가면 끓여도 사람 몸에 해롭다고 했다. 내장은 다른 그릇에 담아 놓고 생선을 씻는데 넓은 그릇에 물을 듬뿍 담아 놓고 생선 꼬리를 잡고 흔들어가면서 씻는다. 다음에는 그 물을 버리고 다시 한번 더 씻고 잡고 흔들어 헹군다. 다 씻은 생선은 갈라진 배를 아래로 해서 소쿠리에서 물을 빠뜨린다. 물이 약간 빠지면 토막을 내는데 토막을 낼 때는 생선의 뼈마디에 칼을 넣어 자른다. 아무렇게나 자르면 힘만 들고 잘 잘라지지 않는다. 토막을 낸 뒤에는 절대 물에 다시 넣지 않는다. 음식을 만들었을 때 비린내 가 많기 나기 때문이다. 생선을 만들면서 비늘이고 내장이고 그대로 두고 토막을 내어 씻는 것은 좋지 않다. 생선살에 나쁜 물이 들어가기도 하거니와 비린내도 많이 나게 된다.
다음에는 내장 손질을 하는데 내장에는 어느 생선이든지 푸스스름한 작고 둥근 쓸개가 있다. 이 쓸개를 먼저 떼어내는 데 터지지 않게 조심해서 떼어낸다. 쓸개물이 다른 곳에 퍼지면 전체에 쓴맛이 배기 때문이다. 쓸개를 떼고 나면 애(부드럽고 볼그스름한 것)는 조심스레 떼어 다른 그릇에 담아 놓고 대창과 소창은 끝을 칼로 조금 자른 뒤에 안에 들어 있는 것을 잘 긁어 낸다. 또 알이 있으면 알을 손질한다. 알 속에 검고 딱딱한 이물이 들어 있기도 하고 핏줄이 있을 수도 있다. 이런 것도 깨끗이 떼낸다. 민어, 조기 등에서 하얀 부레가 있는데 이 부레 속에도 핏줄이 엉켜 있으므로 이것을 잘 떼낸다.
이렇게 손질을 다한 내장은 깨끗이 씻어 물을 빠뜨린다. 그러니까 먹을 수 있는 내장은 알개미, 대창, 소창, 알 애, 부레 등이다. 그밖의 것은 먹지 않는다. 그리고 등 푸른 생선의 내장은 먹지 않는다. 내장을 먹을 수 있는 생선은 속칭 참고기 즉, 민어, 조기, 도미 등 고급 어종이다. 대구, 명태, 전어의 내장은 젓을 담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