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인삼재배 하라고 한국에게 준 땅이 있다고 들었는데,,
근거가 희박한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한국 고려인삼의 주요 경쟁국이 중국과 미국, 캐나다 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캐나다에서 자국의 인삼재배업자를 보호하지 않고 한국에게 인삼을 재배하라고 허락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더구나 캐나다 미국 등 북미에서 생산될 수 있는 인삼은 한국의 인삼과는 그 종이 다릅니다. 한국 토종 인삼은 그 곳 토질과 풍토에서 재배하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성분과 약효도 우리 인삼에 비해 많이 떨어집니다.
아마 와전된 이야기일 것입니다.
아래 기사 읽어보기 바랍니다.
세계 최대 삼 시장인 홍콩에서는 이미 수입 물량의 92.8%(2004년 기준)를 미국과 캐나다의 '서양삼'(화기삼)이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고 국내 시장이 안전한 것도 아니다. 현재 200~750%의 고관세 덕분에 국내 재배 인삼이 보호 받고 있지만 한미FTA, WTO 등으로 끊임없이 시장 개방 압력을 받고 있다. 일단 시장이 열리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또한 '야생삼'을 재배하고 있는 미국 캐나다의 국제시장 잠식에 이어 우리나라의 아성이던 '고려인삼'에 중국, 일본마저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그야말로 백척간두의 위기라는 얘기다.
■ 미국·캐나다 '야생삼'이 지천에: 우리가 흔히 부르는 '인삼'(人蔘)이라는 말은 영어로 'Panax Ginseng'이라고 표기한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재배되는 서양삼은 '화기삼'으로 영어로는 'Panax Quinquefolius L'로 표기한다. 고려인삼과 화기삼은 기본적으로 식물종이 다르다는 얘기다. 이미 고려인삼이 화기삼에 비해 약효가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널리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의 고려인삼이 고급제품으로서의 경쟁력을 갖는 이유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도 화기삼은 고려인삼에 비해 열등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열등한' 서양삼이 세계시장을 석권하게 됐을까. 일단 '고려인삼은 열을 올리고 서양삼은 열을 내린다'는 인식이 퍼져 있어 홍콩 등 삼 수요가 많은 중국 남부지방 사람들이 서양삼을 선호하게 된 원인이 됐다. 이에 중국도 1974년부터 화기삼을 들여와 재배하기 시작해 1994년 대량생산에 성공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가격 경쟁력이다. 홍콩에서 유통되고 있는 삼 가격을 보면 6년근 홍삼을 기준으로 한국산은 1㎏당 155.1달러인데 비해 미국산은 31.5달러, 캐나다산은 20.1달러로 한국산에 비해 1/5~1/7 수준이다. 중국산은 더 싸서 1㎏당 13달러밖에 안 한다. 대다수의 중국인들은 "고려인삼이 좋은 건 다 아는데, 비싸서…"라는 생각이 일반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미국이나 캐나다가 '박리다매'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 산삼 '이나 ' 장뇌삼 '에 해당하는 미국산 '야생삼'의 가격이 뛰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농촌경제연구원 이동필 박사에 따르면 홍콩시장에서 우리나라 인삼 가격은 지난 30년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데 반해, 미국의 야생삼 가격은 1㎏당 772.8달러로 무려 4.35배나 올랐다.
현재 미국에서 야생삼은 애팔래 치아 산맥을 중심으로 켄터키와 테네시 등 30여 개 주에서 생산되고 있는데, 과도한 채굴로 멸종위기를 맞았던 완전 야생삼은 멸종위기 동식물로 지정해 철저히 보호하고 있고, 숲에 씨를 뿌려 9~12년간 키워 수확하는 반야생삼 재배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런 반야생삼은 농약 이나 화학 비료 가 전혀 투입되지 않은 ' 유기농 ' 제품이라는 점도 점차 각광을 받고 있는 원인 중 하나다.
■ 국내 인삼산업, 들여다보면 '만신창이': 인삼 종주국인 우리나라 인삼산업은 어떠한가. 이제 걸음마를 떼기 시작한 중국에서는 한국의 인삼산업을 부러워 한다. 고려인삼이 효능 면에서 뛰어나다는 것 외에도 엑기스 , 분말, 드링크 , 차, 캡슐 등 인삼 가공품의 종류가 많고 국가적 차원에서의 인삼산업 지원이 풍부하다는 이유에서이다. 그래서 중국은 '장백산 인삼'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어 우리나라를 벤치 마킹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인삼산업의 속을 들어다보면 결코 전망이 밝지 않다. 농업 과학기술원이 실시한 생산 포장 잔류농약검사 결과 2003년에는 조사 대상의 59.7%가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인삼농사는 한 번에 4~6년이 걸리는 데에다 한 번 수확하면 땅을 쉬게 해야 한다. 따라서 병충해 피해로 입으면 10년 농사를 망치는 셈이다. 어쩔 수 없이 농약 과다 살포가 일종 의 관행이었다.
그러나 농약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가 2004년부터 인삼산업법을 개정해 인삼류의 안정성 검사를 의무화했고, 그 덕분에 2005년에는 부적격 비율이 17.9%로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 농산물의 부적격 비율이 1%대임을 감안하면 인삼의 농약 오염율이 현저히 높은 상태다. 우리나라도 2007년부터 인삼에 대해 농약 및 중금속 오염을 관리하는 GAP를 실시하게 되면 농약 문제는 개선되겠지만, 농가의 협조가 있어야만 한다.
복잡한 인삼 유통구조도 농가를 영세하게 하고 소비자들이 인삼을 멀리하게 되는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수삼 은 생산자에서 소비자까지 6단계, 백삼은 8단계로 수삼은 마진률이 50%, 백삼은 50~70%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삼 재배 농가가 1만 원에 내다 팔면 소비자는 2만 원을 주고 산다는 얘기다.
한미FTA, WTO로 인한 시장개방 압력도 인삼산업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관세율을 보면 2006년 기준으로 수삼·백삼류는 222.8%, 홍삼은 무려 754.3%의 관세를 물리 고 있다. 농림부 농산물유통국 박주환 사무관은 "한미FTA 타결시 미국 화기삼은 가공품의 원료로, 야생삼은 장뇌삼 대체수요로 수입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인삼은 농산물이면서도 약재나 식품 으로 가공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농산물 보호 품목에서도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 "이제 인삼을 산으로 돌려보내야 할 때": 그렇다면 우리나라 인삼산업이 살아남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농촌경제연구원 이동필 박사는 △야생삼 재배 촉진·관리 △복용 간편한 인삼제품 개발 △인삼 품질기준 확립 △유통구조 개선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밭이 아닌 산에서 키우는 삼에는 산양삼(山養蔘)과 장뇌삼(長腦蔘)이 있다. 산양삼은 산삼의 씨앗 을 받아 적절한 조건의 산림에 뿌려 키우는 것이고, 장뇌삼은 인삼의 씨앗을 산에서 키우는 것이다. 원래 고려인삼은 산삼이나 이런 야생삼을 가리키는 것이었으나 무분별한 채굴로 개체수가 줄어 밭 재배 기술이 발달하게 된 것이다.
기본적으로 밭 재배 삼보다 산양삼이나 장뇌삼은 생육 기간이 길고 효능도 더 좋다. 특히 산 속에서 자라기 때문에 농약으로부터도 안전하다. 따라서 최근 고급 기능성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야생삼의 값이 비싼 것도 마찬가지다.
이 박사는 "최근 산양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이에 부응해 강원도 원주 , 양양, 전북 진안, 경남 거창 등지에서 산양삼을 재배하는 농가가 많아지고 있다"며 "그런데도 야생삼은 현행 '인삼산업법'의 인삼류 정의에서 조차 제외돼 있을 정도로 재배에 관해 무지하고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박사는 이어 "산삼이 남획돼 산양삼 육성을 위한 산삼의 종자조차 보호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무분별한 산삼 채취를 금지하고 산삼 연구를 통해 산양삼을 산업적 측면에서 육성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도 한 때 무분별한 채굴로 야생삼이 멸종 위기에 처해 1975년 '멸종위기동식물의 국제무역 에 관한 협약'(CITES)에 야생삼을 등록해 보호하고 있다. 러시아 가 지난 2000년 고려인삼을 CITES에 등록할 것을 제안했으나, "재배삼 거래에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한다"는 우리나라의 반대로 등록이 무산됐다.
▲ ⓒ프레시안 |
■"산림청에서 임간농업으로 야생삼 육성해야": 이 박사는 "산림청에서 임간농업(agroforest) 육성 차원에서 야생삼 복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이에 필요한 국공유림의 장기 임대제도 도입, 야생삼 재배기술도입, 유기농법에 적합한 종자 및 자재공급 등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이제 인삼을 산으로 돌려보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인삼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가공품 개발도 중요한 화두로 대두되고 있다. 이 박사는 "인삼을 한 뿌리도 생산하지 않는 스위스 파마톤사가 '진사나'(gibsana)란 인삼제품으로 세계 최고의 인삼수출국이 됐다"며 "새로운 제품 개발을 위해 제약회사나 건강보조식품회사, 식품유통회사 등과 제휴를 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인삼은 고부가가치 농산물, 전통의약품, 외화벌이 수단일 뿐만 아니라 부와 효도의 상징이자 세계에 자랑할 만한 우리의 전통문화의 한 부분으로 오랫동안 한국인의 자긍심의 원천으로 역할을 해 왔다"며 "그러나 미국과 캐나다가 20~30년만에 세계 인삼시장을 석권하고 중국도 호시탐탐 국내시장을 넘보고 있어 인삼 종주국으로서의 지위는 물론이고 곧 안방까지 내줄 수 있는 절박한 상황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