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 관련이야기
숫자들의 초등학교
잠이 덜깬 7이 어슬렁어슬렁 l학년 교실로 들어서다 1학년 선생님께 걸렸다.
선생님 : 얌마, 너 왜 머리 내렸어, 엉
7 : 그게 아니라,저 교실을 잘못.......
선생님 : 핑계대지 말고 저기 복도에 나가무릎 끓고 있어!
7이 복도로 쫓겨 나가다가 2를 보게 되었다.
7 : 아니,2잖아 너도 걸렸니
2 : 아녜요 전 1인데요,지금 벌받느라고 고개 숙인 채 무릎 끓고 있는 거예요.
7 : 얌마! 너 7이지 앞머리 파마하면 누가 모를줄 알고
9 : 이 따샤! 난 오리지날 9다.
얻어터진 7이 교문을 나서는데, 6이 길 한가운데 딱 버티고 서있는 게 아닌가.
마침 잘됐다 싶은 7이 냅다 소리쳤다.
7 : 뭐야 이건! 선배가 지나가면 길을 비켜야지!
6 : 좋은 소리할 때 저리 돌아서 가.
7 : 어쭈구리, 선배한테 반항하냐
6 : 이 따샤! 그럼 물구나무 서 있는 내가 비켜 가리 너 아까 그놈이지
2.5는 3학년으로 진급을 못한 유급 학생이었다
그래서 입학 동기지만 선배가 된 3한테 늘 기죽어 살았다.
3 : 여어~ 잘 지내는가
2.5 가 시큰둥한 얼굴로 모른 체 지나가자 열받은 3이 불러 세웠다.
3 : 넌 위아래도 없냐
2.5 : (거드름을 피우며) 짜아식! 나 점 뺐어!
8 : 야, 나랑 땅따먹기 하자
0 : 전 유치원생이에요,
8 : 나도 그래. 맬빵 대신 허리띠를 맸걸랑. 그때 또다른 8이 그 앞을 지나갔다.
0 : 너도 허리띠 맸니
8 : 어허, 이놈들.난3이야. 애들 앞에서는 포옹도 마음대로 못한다니깐.
선도부원인 9가 운동장 한쪽 구석에서 11이라는 덩치를 발견했다.
9 : 중학생은 나가 주시죠, 여긴 9학년까지 다니는 초등학교입니다.
11: 선배님,저희는 1학년들이에요.우린 친구 사이라 꼭 붙어다니거든요.
한쪽 구석에서 11의 다정한 모습을 1과 O이 지켜보고 있었다.
1 : 난 늘 혼자야.그래서 늘 어깨가 축 처져 있지.
0 : 그건 고민도 아녜요, 난 내 존재 자체가 무의미한 걸요
1 : 벌써 삶의 진리를 터득하다니! 너 유치원생맞니 나랑 친구할까
0 : 좋죠! 내가 늘 그림자처럼 붙어 있을게요.
1과 0이 꼭 껴안고 한 덩어리가 되자 이제껏 보 지 못한 10이라는 큰 숫자가 생겼다.
그러자 9가 고개를 숙이며 이렇게 말했다.
9 : 형님!
재미있는 0의 이야기
아주 오랜 옛날, 숫자 나라에 1, 2, 3, 4, 5, 6, 7, 8, 9가 살고 있었다. 숫자 나라에서는 숫자가 클 수록 힘이 셌다. 그래서 9가 대장 노릇을 하고 있었다.
어느 날 바위가 쩍 갈라지며 0이라는 숫자가 태어났다. 1이 자기보다 작은 숫자가 생겼다고 만세를 불렀다. 그런데 0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었다. 연필에 0을 더해도 보탬이 안되고, 지우개에 0을 빼도 그대로였기 때문이다.
또 0은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많았다. 3은 문방구에서 '공책 0개 주세요'라고 했다고 혼이 났다. 6은 사과를 0조각으로 나누었다가 머리가 아파 병원에 입원했다. 모두들 이상하고 힘없는 0을 비웃고 조롱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이웃 나라에 살고 있는 '만'이라는 힘센 숫자가 그 숫자 나라에 싸움을 걸어왔다. '만'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었다. 모든 숫자들은 무서워 꼼짝도 하지 못했다. '만'은 그 나라에 있는 음식들을 모두 먹어 치우고, 닥치는 대로 물건을 부쉈다.
그러나 맞서서 싸울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만'에게 대항해 보겠다는 숫자가 나타났다. 그것은 놀랍게도 0이었다. 다른 숫자들은 '0이 이제 미쳤구나'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별 방법이 없기에 허락을 했다. 드디어 0과 '만'이 마주쳤다. 쥐꼬리만한 0 앞에 서 있는 집채만한 '만'의 모습은 너무나 차이가 났다. 누가 봐도 '만'이 이길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0은 '만'에게 용감하게 다가갔다. 그리고 '만'에게 곱하기를 했다. 그러자 그 힘세던 '만'은 그만 0으로 변해 버리고 말았다. 숫자 나라 숫자들이 함성을 질렀다. "이겼다! 0 이 '만'을 이겼다!"
그 후에 0은 '3 6' 이 306인지 30600인지 쉽게 알 수 있게 해주었다. 0이 있어서 3/4은 0.75로도 표시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제는 모두가 0을 사랑하고 오래 오래 행복하게 살았다.
<이상은 가져온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