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사에 물렸을 때 어떤 약초 가 좋은지요?
어느 침쟁이의 글중에 일부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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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는 비암 해독제 주사를 놓아 소변을 통해 빼내는디, 나는 비암 독이 심장에서 콩팥으로 삭여 댕겨 나오기 전에 그 자리에서 직접 빼는 통에 뱀에 물린 사람이 고생도 안 허고 재발 없이 속효혀요. 침을 다섯 군데 찔러 통로를 다 찾으면 몸이 퉁퉁 부어 업혀 온 사람도 그 자리에서 다 나았다고 걸어서 가게 돼요. 세 군데만 찾아도 가슴이 답답허다고 뒹굴던 사람이 금새 가슴이 시원해져 온다고 소리 질러요. 한 군데라도 찾으면 어지간히 치료 헐 수 있어요."
침을 찔러 심장과 콩팥이 연결된 통로를 찾는 것이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통로를 제대로 찾을 경우에는 침 끝에서 '사그락' 하는 경미한 소리가 난다고 한다. 처음에는 찾기 힘들 경우가 있으나 침을 돌려서라도 찾아야 한다. 침을 놓고 나서는 부항기를 이용해 뱀독을 빨아낸다. 처음에는 검은 피가 나오다, 그 다음에는 노란 물이 그의 표현을 빌면 '사정없이' 흘러 나온다. 예전에는 부항기가 없어 그가 직접 입으로 뱀독을 빨아내야 했다. 하루에 2~3명 치료하면 괜찮지만, 7~8명 치료하고 나면 입이 헤어져 밥을 먹지 못할 지경이 된다. 그런 지경에 이른적도 여러 번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침을 놓은 후에는 뱀 물린 자리에 약을 붙인다. 약은 검은 가루약과 하얀 가루약이 있는데 먼저 검은 가루약을 들기름에 개어 풀잎에다 놓고 그 위에 횐가루 약을 살살 뿌려 하루에 한 번씩 갈아 붙여준다. 검은 가루약은 다래순·달개비풀·보풀·꽤뚜기풀·때죽나무 어린 잎사귀·쭉나무를 말려 같은 비율로 넣어 조합을 한 것이다. 그리고 하얀 가루약은 집 없는 달팽이·지네·독사·둥글레물구풀·하눌타리뿌리·마른 명태·황새풀뿌리를 말려 같은 비율로 넣어 조합한 것이다.
이런 치료를 그는 내치(內治)와 외치(外治)를 겸해 뱀독을 양쪽에서 붙잡고 꼼짝 못하게 해 치료하는 방법이라 말한다. 침을 맞지 않고 독성을 제거하지 못하면 속에서 자꾸 잡아 당겨 근이 빠지지 않는다. 따라서 자꾸 독이 먹어 들어가고 결국은 다리나 팔을 끊어 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반대로 침만 맞으면 독이 빠진다고 해도 중간만 치료되고 원뿌리는 그대로 남아 있다고 한다. 침 맞는 횟수는 독사에게 혈관을 물리지 않은 사람은 대개 한 번으로 족하나, 혈관에 물린 사람은 세 번까지 맞아야 한다. 붙이는 약은 하루에 한 번씩 일주일 정도 갈아붙이면 된다. 이러한 일련의 치료과정은 아직 그의 집에 환자가 오지 않아 볼 수 없는 아쉬움으로 남길 수밖에 없었다.
한편 그는 뱀에 물린 데 응급처치로는 마른 명태 이상으로 좋은 게 없다고 들려준다. 마른 명태를 찧어 들기름에 개어 뱀 물린 데에 붙이고, 명태국을 끓여 먹으면 통증도 덜하고 뱀독을 해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마른 명태를 이용해 위급한 환자의 생명을 여러 번 구한 경험이 있기도 하다. 따라서 언제나 그는 '뱀침' 치료 후에는 마른 명태국을 끓여 먹기를 권하고 있다.
이밖에 그는 뱀에 물린 사람들을 치료하면서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을 응용하고 있다. 그의 말을 직접 들어 보자.
"비암에 물려 독을 완전히 빼내지 못헌 채 오래 지나면 근이 박혀 팔다리가 썩어 와요. 그런 사람에겐 내 경험으로 생비암을 착착 찧어 붙이는게 제일이어요. 근 빼는 데는 느릅나무뿌리·지초뿌리·망개·양잿물·청강수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냉은 냉으로 잡는다고 비암을 찧어 붙이면 어지간만 허면 하루만에 근이 쏙 빠져 나와요. 이렇게 헌 다음 침을 놓고 약을 붙이면 아주 신효혀요. 그리고 근 빠진 데 새살 돋우려면 육송나무 송진을 곱게 이겨 붙이면 새살이 금새 차 올라요."
그는 이런 방법으로 팔다리가 썩어 절단할 지경에 이른 사람을 고친 것만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라고 말한다.
한편 뱀독을 치료하며 지켜야 할 금기사항은 양약·술·쇠고기·인삼·버섯 등이다.
이런 '뱀침'은 비단 독사독에만 유용한 치료수단이 되는 것이 아니다.
광견독·지네독·독충독에도 효과를 발휘한다.